나에겐 친구가 있다.
대학생때 같은 방을 쓰고 통신대도 가고 같이 병좀 던져보고 작대기 좀 휘둘러 본 친구다. 또한 나의 결혼식 사회를 본 친구다
이친구는 의대를 다녔는데 의예과가 대충 공부하면 되는곳이 아니였다. 유급몇번 당하니 내가 군에 갔다와도 졸업을 못하고 있었다. 나도 좀 길게 공부했는데...
친구는 지금 흉부외과 전문의로 대학병원에서 일한다.
심장 폐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는 일년에 한자리수밖에 전문의가 나오지 않는다. 일단 개업을 할수가 없다. 조금마한 의원에서 큰수술을 할수없을테니......
그중에서도 몇 안되는 소아흉부외과 전문의다
공부는 못했지만 꼭 필요할것 같아서 한단다. 매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스트레스를 이겨가며 새로운 생명(?)을 만든단다. 아직도 한달에 두어번밖에 집에못가고 시시때때로 보지않으면 환자가...... 그래서 잠을 제대로 못자며 산다고 하소연 한다.
오늘 집회 나와서 사람들이 긴장감이 없다고 자기는 아직 작대기 들때 마음으로 사는데 집회는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이 결정되는 그 한복판에 사는 친구는 아직 90년대 5월 어느날에 멈춰진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 하지않으면 어린생명이 죽는 이 길을 누가 잘 가려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지금도 집에 잘 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많은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면 이러면 안되는데
가장 똑똑하고 공부잘하고 실력있는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지 않는다.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등으로 간다. 정작 목숨이 위태로운 외과계통 산부인과로는 가지 않는다. 돈이 안되고 의료분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좀더 넓혀보면 의사는 한명을 살리지만 과학자는 조국을 살릴수 있다. 일본은 노벨상을 매년 받는다고 부러워 할것이 아니라 실력있는 친구들이 그길로 가도록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판검사 의사가 아니라 과학자 사회학자가 되도록 말이다.
친구가 지금 가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의 길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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