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한숨 싣고 달리는 ‘스페어 택시기사’
실업자 400만 시대에 ‘도심 속 막장인생’이라 불리는 수습 택시기사들. 일명 ‘스페어(Spare)’로 불리는 이들은 소속 택시회사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유령’ 같은 존재들이다. ‘비정규 미등록’ 상태의 이들은 기본급은 물론 4대 보험 혜택도 못 받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택시회사는 앞다투어 수습기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인천지역엔 운전사의 75%가 수습기사인 택시회사도 있다.
4대보험 혜택 고사하고 기본급 보장도 안해줘…지자체 방관속 더 악화
택시회사가 월급제 도입 이후 도급(택시회사가 매일 일정액을 받고 택시만 빌려주는 것) 대신 수습기사 채용으로 운영방식을 바꾼 결과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책마련은커녕, 단속에도 소극적이다.
지난 23일 인천 계양구 교통연수원. 매주 한 차례씩 치러지는 택시운전자격증명시험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서 수습기사로 1년 넘게 택시운전대를 잡고 있는 김상권씨(37·가명)를 만났다. 차 안에서 1000원짜리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때운 김씨는 동승한 기자에게 신세한탄부터 늘어놓았다.
“수습기사에게는 4대 보험 혜택도 없습니다. 택시도 대부분 폐차 직전의 낡은 차가 지급됩니다. 그나마 요즘엔 배차를 받을 수 있으면 감지덕지죠.” 2007년 11월 ㅅ택시회사에 수습기사로 취업했다는 그는 “3개월만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도 수습신세”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김씨가 소속된 ㅅ운수의 수습기사는 전체 운전기사 288명 가운데 216명. 75%가 수습기사로 정규직 등록기사는 72명뿐이다. 전국운수산업노조 민주택시본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내 61개 택시운송회사에 근무하는 운전자 7987명 가운데 3029명(37.9%)이 김씨와 같은 미등록 운전자다.
택시회사가 수습기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고용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정규직인 등록기사에겐 4대 보험은 물론 월 115만4000원(운송수입 230만원 기준)의 급여를 보장해야 하지만 미등록 수습기사에겐 보험은 물론 급여 보장을 할 필요가 없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ㅇ택시회사 박모씨(40). 7개월째 수습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지난달 회사로부터 월급여로 20만8600원을 받았다”며 수기로 이름·금액만 적힌 흰 편지봉투를 보여줬다. 수습기사에겐 하루 9만원의 사납금을 입금하고 초과로 번 수입금의 10%를 뗀 나머지가 월급여로 지급된다. 그러나 택시운전이 처음인 박씨로선 사납금을 채우기도 버거운 일이다. “하루 12시간씩 쉬지 않고 운전대를 잡아도 빚은 더 늘어간다”는 그는 “열심히 일하면 개인택시라도 받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수습기간은 경력으로도 치지 않아 그마저도 힘들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수습기사들은 최저임금 등 국민의 기본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지만 지자체 등은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지역 내 미등록 수습기사를 고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ㅅ택시 등 5곳을 고발했으나, ㅅ택시만이 경고처분을 받았다. 운수노조 부산본부 장현술 국장은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면서 지역 내 택시회사에서는 이 같은 고용 형태가 만연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자 400만 시대에 ‘도심 속 막장인생’이라 불리는 수습 택시기사들. 일명 ‘스페어(Spare)’로 불리는 이들은 소속 택시회사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유령’ 같은 존재들이다. ‘비정규 미등록’ 상태의 이들은 기본급은 물론 4대 보험 혜택도 못 받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택시회사는 앞다투어 수습기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인천지역엔 운전사의 75%가 수습기사인 택시회사도 있다.
택시회사가 월급제 도입 이후 도급(택시회사가 매일 일정액을 받고 택시만 빌려주는 것) 대신 수습기사 채용으로 운영방식을 바꾼 결과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책마련은커녕, 단속에도 소극적이다.
지난 23일 인천 계양구 교통연수원. 매주 한 차례씩 치러지는 택시운전자격증명시험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서 수습기사로 1년 넘게 택시운전대를 잡고 있는 김상권씨(37·가명)를 만났다. 차 안에서 1000원짜리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때운 김씨는 동승한 기자에게 신세한탄부터 늘어놓았다.
“수습기사에게는 4대 보험 혜택도 없습니다. 택시도 대부분 폐차 직전의 낡은 차가 지급됩니다. 그나마 요즘엔 배차를 받을 수 있으면 감지덕지죠.” 2007년 11월 ㅅ택시회사에 수습기사로 취업했다는 그는 “3개월만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도 수습신세”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김씨가 소속된 ㅅ운수의 수습기사는 전체 운전기사 288명 가운데 216명. 75%가 수습기사로 정규직 등록기사는 72명뿐이다. 전국운수산업노조 민주택시본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내 61개 택시운송회사에 근무하는 운전자 7987명 가운데 3029명(37.9%)이 김씨와 같은 미등록 운전자다.
택시회사가 수습기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고용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정규직인 등록기사에겐 4대 보험은 물론 월 115만4000원(운송수입 230만원 기준)의 급여를 보장해야 하지만 미등록 수습기사에겐 보험은 물론 급여 보장을 할 필요가 없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ㅇ택시회사 박모씨(40). 7개월째 수습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지난달 회사로부터 월급여로 20만8600원을 받았다”며 수기로 이름·금액만 적힌 흰 편지봉투를 보여줬다. 수습기사에겐 하루 9만원의 사납금을 입금하고 초과로 번 수입금의 10%를 뗀 나머지가 월급여로 지급된다. 그러나 택시운전이 처음인 박씨로선 사납금을 채우기도 버거운 일이다. “하루 12시간씩 쉬지 않고 운전대를 잡아도 빚은 더 늘어간다”는 그는 “열심히 일하면 개인택시라도 받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수습기간은 경력으로도 치지 않아 그마저도 힘들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수습기사들은 최저임금 등 국민의 기본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지만 지자체 등은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지역 내 미등록 수습기사를 고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ㅅ택시 등 5곳을 고발했으나, ㅅ택시만이 경고처분을 받았다. 운수노조 부산본부 장현술 국장은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면서 지역 내 택시회사에서는 이 같은 고용 형태가 만연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